성본변경 사유는 다양합니다. 이혼하여 아이의 성을 재혼한 남편의 성으로 바꾸고 싶어하거나, 친부가 양육자로서 아이의 복리에 신경을 쓰지 않아 이혼한 아내가 본인의 성본으로 아이의 성씨를 바꾸고자 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가 있습니다. 해당 사건은 국제결혼을 했던 부부가 이혼한 후, 외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성본을 창설한 아내가 새로운 성씨로 아이의 성을 바꾸고자 허가신청을 했던 판례이므로 자세히 살펴보고자 합니다.
목차
성본변경 사유, 실제 판례
해외에서 한국인 남자와 결혼을 하기 위해 한국으로 입국하여 결혼이주를 했던 여성의 사례입니다. 베트남 국적자인 여성 A는 한국인 남편 B와 결혼하기 위해 한국으로 이민을 왔고, 6년여간 결혼생활을 유지 했습니다.
그러나 성격과 문화차이를 이기지 못하고 결혼 3년만에 협의이혼을 하게 되었고, 아이는 엄마인 A가 양육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A는 대한민국 국적을 완전히 취득하여 한국인이 되면서 새롭게 성본을 창설하고 개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후 A는 자신이 창설한 성과 본을 자녀에게도 동일하게 물려주고 싶다는 생각에 자녀의 성과 본을 친아빠의 성씨인 김씨가 아닌, 본인의 성씨인 A로 바꿔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제출하였습니다. 이 과정에서 아이의 친아빠인 B는 아이의 성씨를 이혼한 아내의 성씨인 A로 바꾸는 것에 동의 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A는 아이의 성본을 본인의 것으로 바꿔달라는 심판을 법원에 청구하였습니다.
성과 본의 변경을 위한 법률적 근거
이 사건을 심리한 의정부지방법원 판사는 다음과 같이 결정하였습니다.
청구인 A는 아이의 친부인 B가 변경에 동의를 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법원의 허가를 구하는 성본변경 심판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친부가 동의하지 않은 경우에도 법원의 허가를 구하는 심판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보통의 성본변경 허가 심판 사건은 친부모가 협의가 되지 않거나, 이혼이나 사별한 후 엄마가 자녀를 홀로 양육하면서 어머니의 성과 본으로 변경을 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러나 이 사건은, 이혼 후 친부가 동의를 한 상황에서 아이의 성본을 바꿔달라는 심판이 청구된 사례입니다.
민법 781조 제6항을 보면 “자녀의 복리를 위해 자녀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에 자녀의 성과 본을 바꿀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는 바, 청구인이 제기한 이유가 자녀의 복리에 해당되는지 여부를 판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에 재판부는 다음의 이유로 해당 자녀의 성과 본을 엄마의 성본으로 변경하는 것을 허가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엄마의 성씨로 변경함이 합당하다고 본 이유
자녀의 성본 변경을 반드시 혼인관계의 해소인 이혼, 사별 등으로 한정할 필요는 없으며, 한국 법률에도 해당을 정의하는 규정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호주제도가 없어지면서 기존 법에서는 ‘자는 부의 성과 본을 따르고 부가에 입적한다’라고 정의한 민법 781조 제1항은 개정이 되어 ‘다만 부모가 혼인신고 시 모의 성과 본을 따르기로 합의한 경우에는 엄마의 성과 본을 따른다’라고 개정된 바 있습니다.
비록 이 사건의 청구인과 남편은 이혼을 하게 되었지만, 자녀의 양육과 복리에 부합하는 결정은 서로 논의하여 결정하기로 한 이혼 시 협의에 충실히 따라, 아이의 성과 본을 엄마의 성과 본으로 바꾸는 것에 상호 동의가 완료된 상태입니다.
또한 청구인이 제시한 사유가, 본인의 베트남인으로서의 정체성과 혈통을 이을 수 있는 청구인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해달라는 청구는 아이가 해외 이주자의 자녀라는 것을 성씨에서 확인할 수 있으므로,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과 배척을 완화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아이의 성본 변경을 원하는 이 청구가 범죄에 이용되거나 한국법에 틈새를 회피하려는 불순한 의도나 목적이 있는 것은 전혀 아니라는 것도 알 수 있다는 점도 인정이 됩니다.
이에 청구인 A가 본인이 창설한 성과 본으로 자녀의 성씨를 바꾸도록 한 청구는 이유가 있으므로 재판부는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심판합니다.
주문 (심판)
사건본인(자녀) 김씨의 성을 엄마의 성인 A로 변경하고 본을 E로 변경할 것을 허가한다.
결론
아이의 성과 본을 변경할 필요가 있을때에 대한민국 법원은 아이의 성본을 변경하는 허가를 내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를 쉽게 허가하지는 않습니다. 아이의 성본이 변경되지 않았을때 아이의 정서적 통합이나 외부 활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경우를 면밀히 따져보게 됩니다. 특히 이혼 후 계부의 성씨를 따르고자 변경신청을 하였는데 친부가 반대하는 경우에는 법원의 심판을 청구하여 심리를 받아야만 하는데, 여기서 가사전문변호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게 됩니다.
성인의 성본변경에 비해 미성년자의 성본변경은 허가받기가 조금은 수월한 편이지만 쉬운 것은 아니기에, 이런 사건에서 성본변경을 하는것이 아이의 복리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증명해야 수월하게 성본변경이 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재혼하여 자녀의 성과 본을 재혼남편의 성으로 변경신청했던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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